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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Good bye~ ZAM2U, MelOn Ch.

2005년 7월1일 위성DMB의 채널35번 "잼투유"(이후 "멜론채널"로 채널명이 변경된다)는 개국을 했다.

TU미디어에 채널사업제안서를 2004년 6월에 제출했으니, 꼭 1년만의 개국이었다.

2004년 방송채널사업권 획득, 2005년 3월 스튜디오 준공, 라디오PD 및 기술감독 인력채용,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 기획안 작성 및 시험 방송 등...

나에게는 그 1년이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이었던 것 같다.

그런 잼투유(멜론채널) 방송국이 7월 31일자로 마지막 방송을 내 보내고,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최근 위성DMB TU의 전반적인 서비스 경쟁력 약화에 따른 PP사업자의 사업성 악화가 그 이유일 듯..

방송은... 24시간 살아 숨쉬는 유기체와 같다는 생각이었기에, 방송이 중단된다는 소식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짐과 동시에 많은 추억들이 있는 물리적인 공간도 없어진다는 생각에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추억들을 이곳에 남겨, 후일 추억으로 곱씹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글 솜씨는 아니지만) 추억들을 써 내려가보려 한다.


<방송 중 뭔지 모를 즐거움과 함께>




2004년 위성DMB 오디오채널사업권 확보 이후 회사의 투자승인을 거쳐 2005년 1월 스튜디오 공사를 시작했다.
이때 사무공간이 없어 회의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추위에 떨면서 지냈던 기억이 새록새록..

<공사중인 스튜디오 - 현 충정로 K1REIT빌딩 소재>


<공사 중 고사를 지내는 모습(오른쪽에 보이는 하체가 필자의 하체 ^^;;;)>


<2005년 7월 1일 개국 첫 방송 행사>


위성DMB라는 당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방송서비스의 오디오채널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TU미디어와 방송위원회와의 채널 성격에 대한 수 많은 토론과 논쟁...
(뭐.. 새로운 뭔가를 한다는 것은 다 그렇겠군... --+)

아무튼 2005년 7월1일 성공적인 개국방송으로 당시 "잼투유"는 위성DMB의 위성전파를 타고 대한민국 전국에 방송을 내 보내기 시작했다.

<개국 축하 방송 중 : 상상밴드 보컬 베니>



< 개국 축하 방송 중 : 알렉스, 데프콘, 와니 >


> 당시 DJ군단 : 알렉스, 데프콘, 김세아, 상상밴드 베니,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손자원PD, 와니&미니, 김하림....
 

당시 라디오방송으로서는 나름 파격적인 시도가 우리 채널을 통해서 이뤄지고는 했다.
방송 청취 중 휴대폰에서 한번의 키조작으로 방송 중인 곡 정보 확인&다운로드 서비스, 요일별 블럭 편성 등...
(당시 모바일에 특화된 음악방송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 우리 채널의 성격이었다.)
(덕분에 PD들도 고생이 두배로 많았고.. ^^)

개국 이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실행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신촌TTL Zone에 오픈스튜디오를 만들 계획까지 있었고, 예산도 편성해 놓았으니, 오디오채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채널로 생각된다.
신촌TTL 오픈스튜디오는 당시 건물주였던 현대백화점측과의 사업계획 및 일정상 뭔가 Issue가 있어 진행이 중단됐었다.

그리고, 당시 위성 DMB의 오디오채널 사업자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스타급 DJ를 확보함으로써, 위성DMB 오디오채널 사업자 중에서는 어느정도의 인지도를 갖게 된 채널이었었다.

> 잼투유 DJ 라인업 관련글 : rince님의 블로그 "위성DMB CH.30 - 멜론 방송의 쓸쓸한 퇴장"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사업제안 당시 당시 방송의 ""자도 몰랐던 나는 일반적인 모바일서비스 기획&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신규 사업&서비스 발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와중에, 위성DMB 채널사업제안의 TF 팀원으로 참여 하게 된다.

수많은(?) 경쟁을 물리치고 채널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방송의 기획&편성 업무를 담당하면서 라디오방송이라는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또한, 해보지 않았던 일에 대한 괴리감, 자괴감도 상당했던 것 같다.

당시 우리 방송국 대장이었던 상명 형님의 권유로("방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방송을 해 봐야 한다") 저녁시간대에 1시간짜리 생방송 PD를 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밤 9시~10시 시간대의 다른 위성DMB 방송들과 경쟁해가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열정(??)과 쾌감이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하루에 한번 일기라도 써야지 너무 표현력이 약해진 듯.. --;;;)


<필자가 담당했던 "뮤직블로그" 생방송 진행중>


내 인생의 첫 DJ는 2004년 "멜론"음악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멜론 1호 쇼케이스로 데뷔한 그룹 "상상밴드"의 보컬 베니양과 함께 하게 됐다.
(사족 : 현재 베니양은 뮤지컬 "젤소미나"에서 젤소미나 역으로 활약중이다.)

사실 개국 전에 내가 처음 기획했던 프로그램은 내 그동안의 경험을 살린 "아이러브모바일"이라는 모바일 전문 프로그램이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채널성격에 대한 의견조율 과정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때 당시 모바일 전문 월간지 "M톡"의 정종오 편집장님과 시험방송까지 했었는데, 가장 아쉬웠던 대목...)

작가 역시 시험방송 당시 모바일쪽 취재 경험이 많았던 작가를 섭외하다 보니, PD인 나, DJ, 작가 모두 라디오방송 제작이 처음이었던 사람들로 구성이 돼 버렸다. (당시 내 기억은... "큰일이다" 싶었던 것 같다. ㅋㅋ)

암튼 동 시간대 청취율 1위도 몇번(--;;;) 하면서, 무리 없는(종종 재미있는 --;;;) 방송을 만들어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베니와 이문향 작가와의 만남은 나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

<뮤직블로그를 만들었던 사람들>

9시시 정각 상상밴드의 "Hello" BGM과 함께 달려가는 1분여 간의 인트로는 매 순간이 나에게는 짜릿했던 시간이었다.
(매번 등골로 올라오는 짜릿함을... 정말로..)

그렇게 몇 개월간의 매일 아침 7시30분 출근(아침방송 모니터링), 밤 11시 퇴근(생방송 & 녹음)의 고되고 힘들었지만, 나름 버틸 수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흘렀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 편성/기획 일에 좀 더 치중하게 되면서 일주일에 1회 방송을 담당하게 됐으며, 잠시 "은채"양과 방송을 한 이후, 이때 만난 DJ가 은채양의 친구로 소개 받은 "고호경"양이다.

새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선입관과는 달리 내심 털털하기도 하고, 시원시원하기도 했던 그런 파트너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 1회 방송됐던 "내 손안의 뮤직박스" DJ 고호경 >


호경양과 그렇게 방송을 하던 과정에서, 잼투유 방송서비스가 당시 내가 몸 담았던 와이더댄이라는 회사에서 서울음반으로 이관 되고,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2006년 3월 방송국을 떠나게 된다.
(이후 방송의 인연때문인지 멜론 서비스 기획/운영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호경양은 내가 떠난 이후 불미스런 일로 잠시 힘들었었는데, 요사이는 잘 지낸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다.
무소식이 희소식!!! 이겠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방송을 하면서 DJ뿐 아니라 패널로 알게 된 좋은 분들도 많았고,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 형님, 김승 기자, 넥스트 쭈니, 팝 라이브러리 신동영씨, 광고음악 감독님(성함이..ㅠㅠ)과 함께 한 시간 역시 잊을 수 없다.

그렇게,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나름 열정을 쏟아 부었던 잼투유 서비스가....
지난 7월31일에 마지막 방송을 내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마지막 숨을 놓았다.
(지켜 보지는 못했지만, 3년간 쉴새 없이 움직였던 레벨메타가 12시가 넘어가면서 평행선을 그렸을 듯...)

내 인생에 라디오 방송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수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 이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 처럼 방송은 살아있는 유기체같다는 생각에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다른 수 많은 방송쪽 종사자 분들께서 보시면 건방진 이야기일 수 있으니 양해를 구합니다. 꾸벅~~)

임종 전날 다녀온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마지막 방송 전날 아쉬운 마음에 찾아 마지막으로 담아본 스튜디오 사진들]

<2년간 많은 방송 스텝이 함께 했던 스튜디오 옆 사무공간>


<에픽하이 미스라진 생방송 중>


<피곤할 때 찾아 잠시 쉬고 가곤 했던 편집실>

<주조정실>

<스튜디오 입구>

<주조정실 한켠에 마련된 대기자를 위한 쇼파>

<PD들을 심적으로 몹시 괴롭혔던 청취율 / 선곡표 게시판>


스튜디오 내부는 생방송 중이거나 다음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관계로 사진을 담지 못했다.
사실 방송을 하고 있던 친구들 역시 울적한 기분일 것이라는 생각에 내 멋대로 행동하기가 좀 거시기 했다고 할까?

얼마 후 스튜디오는 헐릴 것이고, 장비들은 어디론가 처분될 것이니 거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냈다고 봐도 될 듯 하다. ㅠㅠ
 


그동안 잼투유 & 멜론방송과 함께 했던 모든 식구들,
친구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사랑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도 드리구요.. 꾸벅..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우리 방송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겠지?
언짢은 생각은 접어버리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추억으로 꼬깃 꼬깃 접으련다.

마지막으로 내 PC에 담겨있거나, 이전에 방송쪽 일을 하면서 만들었던 공간에 채워진 사진들을 하나 하나 꺼내 보면서 나름 추억이 될만한 사진들을 올리면서 마지막으로 아쉬운 마음을 접을까 한다.(효PD가 찍은 사진도 많네...ㅎㅎ)

잘가.. 그동안 수고했어.. 그리고 고마웠어..


[아쉬움이 묻어나는 관련글]

- Serious GAP : farewell zam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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